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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

세상 끝 등대

by 룰루랄라_vv 2023.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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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본가는 바다가 있는 지역이다.

그래서 바닷가로 놀러가는 일은 흔했고

등대를 보는 일 또한 흔한 일이었다.

그래도 어릴 때에는 마냥 신기하고 흥미로웠던 것 같다.

이 드넓은 바다를 지키는 곳이라니!

그리고 어른이 되면서 본가를 떠나며

바다는 마음을 먹어야 볼 수 있게 되었다.

조금은 오랜 시간 차를타고 가야 바다를 볼 수 있었고

그렇게 만난 바다를 보는 내 시야에서 등대는 사라졌던 것 같다.

 

저자는 스페인의 작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편집자인 곤살레스 마사아스로

이 책에 나오는 34개의 등대 중 그가 실제로 방문한 곳은 아직까진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직접 수집한 이야기와

제작한 삽화를 시적으로 조합하여 등대들을 향해 떠나는

지도첩 형식의 독특한 이야기집인 이 책을 출간했다고 한다.

실제로 보지 못했던 곳들의 대한 이야기라니,

그리고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라니

이 부분이 조금 더 흥미를 준 것도 있다.

 

저자는 이야기 한다.

이 불가능한 건축물에는 아름다우면허도 거칠고 길들여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고.

다양한 등대를 본 기억이 많지는 않다.

그리고 그저 비슷한 형상만을 떠올렸는데

이 책을 통하여 정말 다양한 모습의 등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서서히 죽어가는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어쩌면 당연한 현실 속에 살고 있음에도 등대라는 것을 떠올리지 않으면

생각하지 못할 수 있다고 본다.

이미 너무나 새로운 해상 통신 기술이 등장하면서 등대의 기능은 유명무실해지고

바다를 떠다니는 선박들은 더 이상 등대의 낭만적인 보호를 받을 필요가 없어졌고

인공위성과 GP를 통한 내비게이션, 수중음파 탐지기, 레이더 같은

새로운 길라잡이들이 속속 나타나고 앞으로는 더 많은 기술들이 등장할 것이다.

등대의 불빛을 보며 선장들이 안심했고 내가 항로를 잘 이어가고 있는 장면들은

우리의 기억속에서 점차 희미해져 가고 있다.

 

등대의 대한 선입견을 깬 것은

이 라임록 등대 사진을 보고 나서였다.

높고, 뾰족했던 등대가 아닌 형상.

1853년 준공하여 1854년 점등했다.

가동 중단 시기는 1963년이고 사택이 부속된 벽돌탑으로 되어있다.

이 곳을 지키던 아이다 루이스는 열두살의 나이에도 전복된 요트에 있던 청년들을 살렸다.

아이다 루이스의 아버지가 라임록 등대지기로 임명되었고

함께 지내던 아이다가 뇌졸증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하여 등불 관리도 하고

구조작업까지 해냈다.

결혼을 하며 잠시 떠났지만 결국 다시 돌아온 아이다는

1879년 등대지기로 정식 임명되었고 1911년 이곳에서

그녀의 불빛이 꺼졌다고 한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담은 곳인 이 등대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빛나고 있다.

그저 바다를 지키는 곳이라고만 생각해왔던 등대에 관한 이야기들을 보며

아는만큼 보이는 것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 등대가 있는 곳을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늘 한자리에서 굳건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보여준 불빛은

길라잡이가 되어주었고 희망이 되어주었다.

빠르고 편리한 세상이 되어가면서 그 존재의 의미가 희미해져가고 있지만

세상엔 이렇게 많은 것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혹은 보이는 곳에서도 알게 모르게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끔 해주었다.

세상 끝 등대의 불빛은

고정되어 있었고,

어떤 선장도 그 불빛을 다른 것과

혼동할 걱정이 없었다.

그 주변에는 다른 등대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쥘 베른, - 세상끝의 등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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