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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

안녕이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by 룰루랄라_vv 2022.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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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후회의 인사말인지

긴 기다림 끝에 맞은 반가운 인사말인지

5명의 시인이 모여있는 한 시집을 읽어보았다

조배성, 한주안, 이성관, 김수림, 한혜윤 시인의 시가 만들어낸 책

한 통의 편지도 함께 도착해서

기분좋은 독서를 시작할 수 있었다

 

조배성 시인

한주안 시인

이성관 시인

김수림 시인

한혜윤 시인

이렇게 다섯 시인의 시집이 되겠다

보통 한 사람의 시만 있는 시집을 읽는게 대부분이었는데

다섯가지의 생각이 함축된 시를 읽다보니

새로웠고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시 두편을 남기고자 한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은

어쩌면 조금씩 잃어가는 일이겠습니다

불어오는 모진 것들에

어린 꿈과 곁의 사람들과

어느덧 내 자신까지도

풍화하는 집과 사람들 사이에 앉아

함께 조금씩 깎여나가는 것

같은 속도로 무너지지 않으면

홀로이 사라지거나

혹은 영영 남아있게 됩니다

부수어지더라도

함께여야 하겠습니다

슬퍼도 함께라면

조금은 괜찮겠습니다

풍화

- 한주안

성장하고 나이가 들면서

겪고 듣고 뱉는 우리의 일상을

담아놓은 듯 하다

풍화, 말 그대로 어떠한 결정체가 파괴되고 분해되는 것

가루가 되어버리는 그 현상을

인생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

익숙하면서도 지나간 시간을 돌이켜 보게끔 한다

그래도 괜찮다

부서져도 함께라면 괜찮다 라고 하는 것이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한다면

가루가 된 그것들을 날려 보내는 것이

그렇게 외롭지 않을 것이라는 그런 위로의 말인 것 같다

그대가 내게 보인

노란불 신호

선을 넘지 말라는 뜻인지

빨리 넘어오라는 뜻인지

짧은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오만가지 생각에

우리 사이 거리를 잰 후

조심스럽게 속도를 줄인다

가깝지만은 않은 우리 사이

괜히 선 넘다 마음에 사고 날라

그대와의 거리를 줄인 채

확실한 파란불을 기다리련다

딜레마 존

- 이성관

운전대를 잡고 있는 내 모습같고

누군가와 밀당을 하던 내 모습 같기도 했던

재밌던 시

딜레마에 빠지면

사실상 둘다 놓치기 쉽다

근데 또 그 딜레마는

확실한 나의 편을 만들기도 한다

신호등을 관계라는 것에

스며들게 하여

다가가기 쉬우면서도

그 짧은 시간에 순간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그 딜레마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하였다

이처럼 시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이 썼지만

내 일기장을 들킨 기분이 들기도 하고

나와 정반대로 생각하는 사람의 생각을 읽기도 하고

그래서 비밀을 공유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는구나

타인을 이해하게 하기도 한다

각자 다른 느낌의 시를

한권에 모아두어

한 권의 시집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갑자기 영하로 떨어진 이 겨울을 맞이하며

두툼한 옷을 꺼내 입고

외출 후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차 한잔 하며

몸과 마음을 녹여줄 수 있는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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