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

사서, 고생

룰루랄라_vv 2023. 1. 2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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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정말이지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어릴 때 부터 부모님은 도서관을 참 많이 데리고 가셨고

그 덕분인지 도서관이랑 먼 사이가 아니었고

다행히도 독립을 하고 나서 사는 곳들 주변에

큰 도서관이 그렇게 멀지 않아서 지금도 시간이 될 때면

도서관에서 몇시간씩 머물다 온다.

어릴 적, 처음 도서관에 갔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빼곡히 글자가 담겨져 있는 종이가 주는 무게감은

내가 소유하고 있는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분좋은 든든함으로 다가왔다.

 

이 책의 저자는 도서관 사서이다.

자격증이 있어야 가질 수 있는 전문직이다.

그저 책 대여, 반납할 때 삑- 하고 바코드만 찍어주는 일이 아님을

도서관을 다녀보면 알 수 있지만,

그래도 저 일이 사서의 업무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겠지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역시나 선입견이 없다고 할 순 없는 직업이 아닐까 싶다.

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만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책 뿐만 아니고 별의 별 일들이 다 있는,

다른 직업과 마찬가지로 사람때문에 미치기도 하는,

마치 시트콤 같은 일상을 20년동안 겪은 저자의 이야기라고 한다.

그들의 일상은 도서관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도

아주 한 부분, 부분만 스쳐 보는게 다인데

그래서 그런지 사서의 일상은 어떠할지 흥미를 유발했다.

책이 좋아서 도서관에서 일한 것이 아닌 저자도

도서관에서 일한 이후의 일상들로 하여금

책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작은 아니었지만

그 많은 책들을 매일 마주하고 스치면서 달라진 것 처럼

우리가 어떤 것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향해가느냐에 따라

그 일상이 익숙해지기도, 절실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책이라는 것이 그런 것 같다.

그렇게 많은 종류의 책들이 둘러쌓여진 곳이라면

나 또한 저자처럼 직장임에도 불구하고

길들여 질 것만 같다.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내 생활은 환히 밝아질 거야.

그렇게 되면 난 네 발걸음 소리와 다른 발자국 소리를 구별하게 될 거야.

그리고 저길 봐! 밀밭이 보이지? 난 빵을 먹지 않아.

그러니 저 밀들은 내게 아무 의미도 없지.

하지만 화금색 머리카락을 가진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모든 게 경이로워 질거야!

그렇게 되면 난 황금빛 밀밭을 볼 때마다 네 생각을 하게 되겠지.

그리고 티내 밀밭 사이를 스치는 바람마저도

사랑하게 될 거야.

<어린왕자> - 사망여우가 어린왕자에게

 

이 책을 읽으면 사서 라는 직접이 결코 앉아서만 일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예상 했던 것 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행사나 강좌 등의 기획까지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들에 관여를 하고 있었다.

여기도 결국 사람이 일하는 곳.

책 뿐만 아니라 사람을 상대하는 곳.

서비스업의 일종이라는 것.

그래서 어떤 도서관에서는 다정함을 느꼈을 수도 있고

어떤 도서관에서는 무뚝뚝함을 느꼈을 수도 있다.

너무 안일하게 사서라는 직업을 평가하고 있지 않았을까?

물론, 저자도 인정하듯이 다른 직업에 비해서 조금은 편하게 일하는 것을 부정하진 않지만

역시나 직업은 직업이다.

마음먹은 그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것!

책을 읽으며 도서관 종합열람실에서 책을 고르고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책을 반납하며 사서분들과 인사를 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사서의 역할 뿐 아니라 도서관이 어떠한 방식으로 운영되는지도

조금 더 알게 된 좋은 독서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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