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

특별배송 하시겠습니까

룰루랄라_vv 2023. 1. 1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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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 일상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택배.

이 책도 택배로 나의 손 위에 있을 수 있다.

특별배송이라, 우체국 택배에 있는 특급등기 같은 의미이겠지?

어떤 이들은 이 제목을 보고 영화 특송을 떠올렸다고 하는데

나는 그 영화를 보지 못하여 이 책의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수상한 택배, 택배기사, 돈, 일상..

이 책은 2021 네오픽션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이세라 작가의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의 장편소설이다.

목차는 각 파트의 대표적인 포인트를 집어주는 제목으로 되어있다.

소설책 치고 좀 얇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만큼 전개가 빠르고 전환도 빠르다.

범죄 스릴러 드라마 처럼 거창하지 않지만 이게 현실에 좀 더 가깝지 않을까

싶은 내용으로 구성되어있다.

친구 민호를 따라 택배기사의 직업으로 뛰어든 용재의 이야기.

그러나 그 택배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일반적인 택배가 아니다.

특별배송이라는 이름만 특별한 배송을 하게 되는 이야기.

'택배'와 '마약' 그리고 '살인'이라는 단어들의 조합이

낯설다가도 이런일이 지금 우리네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겠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거 봐. 같은 센터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모르는데,

경찰들이 어떻게 알겠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만 하면 돼.

우리 민호씨 열심히 하는거 하나는 끝내주잖아?

부질없는 달콤한 속삭임.

경찰이 알아서 큰일나는 일이라면 단연 부적절하고 부도덕적인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동하는 사람의 신성함을 무너뜨리는 꼬임에

돈이 급한 사람들은 넘어가기 마련이다.

인간은 늘 선택의 결과를 온전히 본인이 맞이한다.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을 실천해야만 하는 안타까운 현실 속 사람들이 그려졌다.

저도 죽으라는 얘긴가요?

그렇게밖에 안 들리는데요.

그리고 저한테 무언가를 요구하기 전에,

먼저 경찰로서의 의무를 다하시죠.

경찰이 철저하게 수사를 했다면 민호는 죽지 않았어요.

용재가 친구인 민수가 살해당한 후 자신에게 찾아온 경찰에게 하는 이야기.

나는 경찰이 용재를 찾아온 순간부터 저런 말들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물론 경찰도 단서가 있고 도움이 있어야 수사를 하고 범인을 잡아

죄를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통 드라마나 영화에서 경찰에게 협조한 사람들의 죽음은 흔하게 나온다.

그래서 저런 말들을 내뱉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그닥 어렵지 않았다.

나는 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택배와 마약이 상충된다고 생각했는데

다시금 생각해보니 마약은 늘 봉투, 병, 상자 등에 배송되겠지?

실제로 마약을 한번도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볼 일이 없겠지만

이러한 부류의 소설은 현실이 어느정도 녹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상자의 택배라는 익숙한 것으로 부터 시작하는 이 소설은

그래서인지 몰입감이 높았고

주인공의 시점이 눈 앞에 그려지는 듯해서

책을 정독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택배 상자는 언제나 두근거림을 주는 대상이다.

누군가에게는 기대와 기쁨을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협박과 살인을 피할 수 없는 무기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 판도라의 상자를 열까 말까 고민하는

민수와 용재의 시선이 괜시리 마음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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