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된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책 표지와 제목에서 부터
아련함이 뭍어 나오는 이 시집은
시인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 이다
시집은 언제나 짧은 문장 속에서
많은 의미를 담고있다

설렘의 봄, 청춘의 봄, 철든 봄 지나
나는야 새봄, 새봄 참 좋다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내가 짝사랑했던
여인들에게
한때는 소녀였고
지금도 소녀이길 바라며
쉰둘의 가을
이 시집을 바친다
김도형


짝사랑, 그리움, 순정, 위로
사랑의 크기가 커지는 감정과
끝맺어지는 그 감정들을 대표하는 단어들이 될 듯 하다

시인은 어떤 사랑을 했을까?
가난이라는 이유는 시인이 품은 마음의 크기를
얼마나 붙잡고 있었던 걸까?

어둠
반쯤 닫힌 눈꺼풀
타들어 가는
심장의 그을음 냄새
시커멓게 멈춰 버린
머릿속 생각들
발끝까지
깜장이 나를 삼킨 밤
아주 가끔
미치도록 보고파서
멈춰 있는 까만 밤
짝사랑은 까만 밤
까만 밤
김도형
시커멓게 멈춰 버린
머릿속 생각들
이 부분에서
짝사랑의 먹먹함이 느껴진다
눈을 감고 있어서 온통 어둠으로 가득 차 있지만
사랑이 있다는 그 어둠 속에서도 별이 반짝일테니만
고단한 사랑은 그렇지 않을테지

또 하나의
가을이 떨어진다
마음은 아직
푸르기만 한데
대지 위로
햇살이 내리쬐도
세월에 가리어져
따갑지가 않다
또 하나의
세월이 떨어지고
쇠약해진 햇살에
살갗이 차갑다
가을
아, 가을
오래전
가슴에서 떨어진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낙엽
김도형
참 많이도 짧아진 가을이지만
가을의 낙엽이 내는 부스럭 소리는
여운이 길다
시인의 사랑에서 느껴지는 슬픔과 외로움이
전달이 되는 것 같아서
조금 쓸쓸해졌다가
그리움이라는 감정으로
스스로 토닥이는 것 같아서
용기를 주고 싶었다
짝사랑이라는 것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방법을
아는 시인의 글 솜씨가
조금 부럽기도 하다
이 시집을 읽으며
각자의 짝사랑 혹은 첫사랑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잠시 온전히 사랑에 쏟았던
그 시간들을 추억하기 좋은 책이 된 것 같다
*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